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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니 로이(Jamini Roy)의 성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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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기독교가 전해 진 것은 전해 오는 이야기로는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여 옆구리에 손을 넣어 보았던 도마에 의해서라고 한다. 도마는 기원 후 52년에 인도로 왔으며 72년에 밀라포어에서 순교하였는데 현재도 그곳에는 성도마교회가 서 있다고 한다. 이후로는 1542년에 예수회의 선교사 프란시스 하비에르가 인도의 고아에 왔으며 3년 후에 일본으로 선교를 떠난 것이다.
이런 역사 속에서 인도의 기독교는 벵갈 지역에서 그래도 많은 신자를 확보하고 있다. 영국의 식민지시대였던 1921년에 인도의 저명한 시인인 라빈트라나드 타고르(1861~1941)는 이 벵갈지역에 산티니케탄 미술학교를 설립하고 그의 조카 아바닌드라나트 타고르와 동생인 가가넨드라나트 타고르 등을 교수로 하여 새로운 미술운동을 일으켰다. 타고르는 민족적이면서도 국제적이고 지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미술을 창조 할 것을 학생들에게 기대하였다.
이 지역 출신인 자미니 로이(1887~1972)는 부유한 가정 출신이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 미술학교에 진학하여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로이는 아바닌트라나트에게서 그림을 배웠으며 고갱과 원시주의에 심취하였다. 그 지역의 민속미술의 토속성을 살리고자하여 재료도 그곳의 물감이나 흙을 썼으며 전통미술 표현의 특성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그 결과는 단순한 인물표현에 반복적인 효과 시도, 그리고 물고기와 같은 튀어나온 눈 등으로 표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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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니 로이, 십자가에 달림, 1950s, 템페라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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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미니 로이, 최후의 만찬
여기에 소개한 두 점의 작품도 역시 이러한 특성이 잘 드러난 경우이다. 상단의 <최후의 만찬>이나 하단의 <십자가에 달림> 모두 반복과 단순함이 잘 드러나 있다. 독특한 물고기와 같은 눈을 한 많은 사람들이 일렬로 앉거나 서 있는데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예수님이 주변의 다른 사람과 차이가 별로 없으며 단지 몸이 노란 색으로 처리되어 구별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장난감 같은 왕관을 쓰고 있으며 같은 모습의 눈과 얼굴들을 하고 있다.
상단의 같은 주제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주변에 몇 사람이 없으나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이 뒤에서 합장하는 자세로 인도식의 표현을 취하고 있다. 예수님과 좌우의 강도들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손을 올리고 있으며 강도들의 손에도 못 자국이 있다. 강도와 예수님은 모두 색깔로서만이 구별 되고 있을 뿐이다. 감정이 배제된 듯 판화 같기도 한 이러한 표현은 로이가 창출해 낸 새로운 표현방식이다.
자미니 로이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그는 수많은 기독교 주제의 작품들을 남겼는데 특히 성모자, 이집트로의 탈출 등 몇 개의 주제에 집중하였다. 그는 고갱이나 피카소가 기독교 주제를 다루듯이 화가로서 이 오래된 기독교 미술의 주제에서 새로운 변화를 찾아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로 이전에 보지 못하던 새로운 조형미와 아름다움이 나타나게 되었다.
하단의 <최후의 만찬>도 각자가 밥상을 받고 있으며 같이 왕관을 쓰고 일렬로 앉아 있는 모습이 기존의 표현과는 사뭇 다른 창의성을 보여준다. 얼마나 신앙적이냐 하는 점 보다는 이 오래된 주제에 얼마나 새로운 변화를 보였는가 하는 점에 초점을 둔다면 그의 성취가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듯이 매우 현대적이고 참신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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